전시소개

조현화랑 (해운대)에서는 7월 22일부터 국내외 작가 7명과 함께 <Summer Show>를 개최한다. 본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국적과 연령뿐만 아니라 작품의 장르와 주제 역시 다채롭다. 하나의 주제로 작품을 나열하기보다는 현재 조현화랑이 주목하고 있는 작가들의 대표작을 통해 현대미술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조망하고자 한다. 박서보의 <묘법 No.170816>, 정광호의 <THE FLOWER 89205>, 진 마이어슨의 <BROADACRE> 비롯하여 총 9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8월 30일까지 이어진다.

 

김홍주 Kim Hong Joo (b. 1956)

극사실주의의 김홍주는 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꽃 그림 연작을 시작했으며, 배경을 과감히 생략하고 꽃잎 또는 나뭇잎 하나만을 화면에 가득 그려낸다. 작가는 사물의 외형적 특징을 묘사하기보다는 무수히 많은 획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행위를 통해 회화의 본질적인 ‘그리기’라는 근원적 논리를 충족시킨다. 작품명을 <무제>로 하여 작품 속의 불분명한 형상들은 사물이기 이전에 가진 도상학적인 의미를 벗어 내제된 본질적 가치를 표현하여 사물이 가지고 있는 시각적 의미를 확장시키고자 한다. 작가는 일본 후쿠오카 시립미술관, 미국 뉴욕 퀸즈 미술관, 프랑스 릴 현대미술관, 싱가포르 미술관 등 다수의 국제 전시에 참여하였으며, 카뉴 국제회화제 특별상(1980), 이인성 미술상(2005), 이중섭 미술상(2010) 등을 수상하였다. 그의 작품은 일본 후쿠오카 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리움 삼성미술관 등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박서보 Park Seo Bo (b. 1927)

한국미술의 전위적 흐름을 이끌며 단색화의 기수로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해왔다. 묘법(猫 法)이란 ‘그린 것처럼 긋는 방법’ 이라고 풀이되며, 프랑스어 Ecriture는 ‘쓰기’란 의미를 지닌다. 제목 ‘묘법(猫 法), Ecriture’은 선을 긋는 행위의 결과물이다. 1980년대부터는 종이 대신 한지를 사용해서 여러 겹의 축축한 한지를 젤 미디움을 써서 캔버스에 정착시킨 뒤, 표면을 다시 수성 안료로 촉촉하게 만들어 손이나 막대기로 여러 차례 긋는다. 2000년대에는 이전의 무채색 중심에서 색채 모노크롬으로 변화하게 된다. 작가는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대적인 회고전을 선보였으며 화이트 큐브, 베니스 비엔날레, 삼성 리움미술관, 부산 시립미술관, 리버풀 테이트 갤러리, 뉴욕 브룩크린 미술관, 몬트리올 Expo 67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하였다. 그의 작품은 워싱턴 허시혼 미술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홍콩 엠프러스 미술관, 아부다비 구겐하임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도쿄도 현대미술관과 같은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정광호 Cheong Kwang Ho (b. 1959)

자신의 조각을 비조각적 조각이라 명명하고 조각이 가지고 있지 않는 반대의 특성을 작품에 넣어 조각이 아님을 부정하지만, 조각임을 증명하고자 하는 역설적 아이러니를 통해 조각의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꽃잎, 나뭇잎, 항아리 등을 모티브로 조각의 특징인 물질감이나 양감을 제거하고, 가는 구리선을 통해 비조각적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부정을 통한 조각의 존재 방식을 주장한다. 잎맥을 따라 펼쳐진 나뭇잎, 깨진 금을 따라 빚어진 항아리 등 모두가 껍질 또는 표면(피부)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리움 삼성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김종영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 국내 유수의 미술관뿐만 아니라 네델란드의 스테데릭 뮤지엄, 네덜란드 캔버스 인터내셔널아트갤러리, 프랑스 뤼멘 갤러리, 독일 토마스 갤러리 등 다양한 국제 전시에 참여하였다.

 

버나드 프리츠 Bernard Frize (b. 1949)

의도적으로 관습적인 채색법을 버리고, 얼핏 보면 끝나지 않을 듯이 배열된 작업 기법과 색을 통해 작가만의 독특한 추상화를 만들어낸다. 각 시리즈로 과정의 결과를 보여주는 아이디어와 질서를 고안해 냈다. 작가는 먼저, 규칙과 질서를 설정하면 일관된 힘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여럿이서 함께 작업하기도 하고, 크기가 다른 붓을 한데 묶거나, 과도하게 크고 작은 붓을 롤러에 연결시켜 제작한 특별한 도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함께 인정받고 있는 버나드 프리츠는 프란시스 베이컨, 가브리엘 오로즈코, 도날드 져드와 함께 프랑스 작가로서는 유일하게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선정되었다. 2011년에는 프레드 테일러 상을 수상하고  2019년에는 퐁피두 센터(프랑스)에서의 대규모 회고전을 선보여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영국 테이트 갤러리, 프랑스 퐁피두 센터 및 파리 시립 현대미술관, 미국 L.A의 MOCA(현대미술관) 등 외에도 많은 곳에서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있다.

 

진 마이어슨 Jin Meyerson (b. 1972)

진 마이어슨은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회화 작업을 선도해 왔으며 1990년대 후반부터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잇는 연작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이 공존하는 그의 작품은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변경된 공간 구조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어떤 장소가 지닌 정체성을 상실시키면서 새로운 의미로 회복시키는 과정이다. 작가는 뉴욕의 Zach Feuer 갤러리를 포함해 파리와 홍콩의 갤러리 엠마누엘 페로탱, 런던의 사치 갤러리, 룩셈부르크의 갤러리 Nordine Zidoun, 서울과 천안의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과 상하이의 학고재 갤러리, 홍콩의 펄램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다. 그의 작품은 뉴욕의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런던의 사치 갤러리, 브뤼셀의 반헤렌츠 컬렉션, 로스 앤젤레스의 딘 발렌타인 컬렉션, 마이애미의 데 라 크루즈 컬렉션, 뉴욕의 슈파이어가 컬렉션, 자카르타와 상하이의 유즈 재단, 도쿄의 다구치 아트 컬렉션,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현대 미술관, 방콕의 산삽 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피터 짐머만 Peter Zimmermann (b. 1956)

1990년 초반부터 에폭시를 사용하면서 각기 다른 물감들을 섞기 시작했다. 그것들을 캔버스에 부어서 굳힌 다음 템플릿을 떼어내면 작품이 완성된다. 작가는 본인의 아카이브 단면을 스캔하거나, 오래된 작업과 인터넷, TV 혹은 다른 정보매체에서 모은 이미지 자료들을 혼합하여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아트와 에어브러쉬 기법을 결합하여 독특한 관점을 포토샵을 이용한다.

작가는 미국 콜럼버스 박물관, 독일 잘츠부르크 현대 박물관, 미국 크랜브룩 미술관 및 뉴올리언스 현대 미술관에서 전시를 가졌으며, 그의 작품은 프랑스 퐁피두 센터, 미국 MOMA, 독일 쾰른 현대미술관과 스튜트카르트의 국립 갤러리 등의 공공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필립 꼬네 Philippe Cognée (b. 1957)

사진적 시각과 회화적 풍부함을 결합한 작업으로 1990년에 부상한 프랑스 신구상주의를 대표한다. 장구한 회화사의 유산을 현대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현대를 이야기하는 이미지들을 밀랍화 기법으로 그려낸다. 안료와 밀랍을 섞어 그린 후, 그 위에 두꺼운 플라스틱을 덮고 다리미로 가열하여 이미 그려진 형태들을 뭉개 버림으로써 일그러지고 소멸해가는 시간성을 표현한다.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과 비디오 이미지를 이용한다. 작가는 프랑스 페르네 브랑카 파운데이션, 루아르 계곡의 샹보르 성, 그르노블 미술관, 퐁피두 센터 메츠에서 전시를 개최했다. 그의 작품은 파리 국립 현대 미술관, 퐁피두 센터, 파리 카르티에 현대미술 재단, 쾰른의 루드비히 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