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ong Zik Seong: 정직성

1976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정직성은 서울의 골목길들을 걸어 다니며 채집한 구체적인 건물 구조와 형태를 재조합하여 환상적인 도시 이미지를 그린다. 지협적 묘사는 생략되어 있고, 몇 가지 기본 요소를 축출하여 확대시켰다는 점에서 “추상적”인 정직성의 도시 풍경은 현실에 뿌리 둔 허구의 세계를 서술함과 동시에 회화적 전면성을 확인하며 표면의 가치를 중시하는 모더니즘 회화의 유산을 하나의 질서 속에 담고 있다.

 

정직성의 작품에 나타난 환상성은 독일 표현주의 문학과 영화, 남미 현대문학 등에서 보이는 기괴함처럼, 비이성적이고 무질서한 세계에 대한 창조적 반응이다. 1970년대에 태어나서 1980-90년대의 개발 붐 속에서 성장하여 2000년 전후에 등장한 일군의 젊은 작가들은 도시 풍경을 통하여 자본의 횡포와 무차별 개발 논리, 삶의 획일화를 비판하였으며 정직성도 그들과 입장을 같이 했다. 그러나 정직성은 비판을 넘어서 보다 긍정적인 구축 작업을 화면상에 실현했으며 치밀한 질서에의 의지를 가지고 환상을 리얼하게 제시한다. 마니페스토와도 같이 수직으로 서있는 건물의 장벽은 꿈을 꾸게 할 뿐 아니라 현실에 대한 반성을 요구한다. 그것은 순간적이고 단편적인 뷰가 아니라 통합적인 인식에서 나온 비젼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번 개인전을 기해서 부산을 처음 방문하게 되는 작가는 서울과는 다른 부산의 도시적 특수성에 흥미를 느끼고 부산 체류 기간 중 작업 계획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