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on Kwang-cho: 윤광조

조현화랑 부산에서는 2012년 11월 28일부터 2013년 1월 27일까지 자연의 자유로움을 한국적인 표현주의 도예로 풀어내는 윤광조 작가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품 있는 도예 작품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멋과 흥을 더할 수 있게 빚은 실용그릇을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1975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윤광조의 도예 인생의 발자취를 쫓는 초기작부터 전시되어 “미래의 문화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윤광조는 한국의 대표적인 도자기인 분청사기를 토대로 작품을 시작했다. 한국 도자기의 진가를 발견했던 친형의 권유로 도예의 길을 걷기 시작하여 그 후 일본에서 일본인 도예가와 함께 일년의 기간 동안 같이 작업하면서 한국의 도예전통을 되새기게 되었다. 한국에 돌아와 전통청자를 다시 일으키려는 흐름에 밀려 다소 등한시 되었던 분청사기에서 그 기법을 가져와 재창조하기 위한 시도에 전념하여 작품을 했다.


윤광조 작품의 분청은 소박하고 천진난만한 한국인 다운 소탈한 아름다움이 나타나며 이것은 전통적인 한국의 모습인 것 같다. 물레를 사용하지 않고 꾸밈없는 ‘무기교의 기교’ 기법인 흙을 덧 붙이고 긁어 내는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안팍을 눌러 부드러운 리듬과 변화 있는 형태감을 주어 분청사기가 갖고 있는 투박한 질감을 극대화 시키는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윤광조의 초기 1970년대 작품들은 대부분 실용적인 그릇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회화적인 느낌을 표현하였다. 그 후 점점 예술성이 가미되어 분청사기라는 전통을 더욱 잘 드러내 주는 작품을 보였고 최근작들은 모두 손으로 빚은 비대칭의 대형 작업들로 다듬어진 작품 안에 자연의 생생한 모습을 넣어 작품의 존재감을 강화시키고 있다. 평행을 이루지 않는 전면과 후면을 따라 굽이쳐 흐르는 모양에서 작품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예술적 창의력에 중요한 두 원천인, 자연과 인간의 자유로운 정신을 그려내길 즐긴다” 는 그는 작품들에 자연의 모든 것을 넣어 분청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소박함과 미니멀한 느낌을 연출했다. 구름, 폭풍, 그림자, 강, 비 그리고 바람에 담긴 자연의 사색들을 붙잡아 흙으로 빚은 작품 안에 이야기하도록 하고 있다.

 

소박하면서도 표현미가 뛰어난 분청사기들이 단지 기능에 지나지 않고 그것을 예술로 탈바꿈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부단한 노력을 드러낸 작품들을 통해 일찍이 사라졌던 옛 도예조각 기법을 받아 탄생된 윤광조의 작품이 한국 예술의 재발견의 과정인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작가소개

윤광조(1946~)는 홍익대에서 공예를 수학. 현대 도예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는 도예가로 전통을 바탕으로 도예의 현대화를 일관되게 추구해 온 대표적인 작가로 평가된다. 형식적 유사성에 구애 받지 않고 독창적인 기형 표면을 표현하는 분청사기를 현대화 시키는 도예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