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i Byung Hoon: 최병훈

조현화랑 부산에서는 2011년 10월 21일부터 12월 25일까지 최병훈 아트퍼니처展을 선보인다. 최병훈은 국내 최초로 아트퍼니처를 시도하고 있는 작가로 도(道)와 선(善) 그리고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존경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작품을 구현하고 있다. 조현화랑에서 세 번째로 선보이는 최병훈 작가의 전시를 통해 강렬한 한국적 정신으로 고고한 정기를 품은 최근작을 소개한다.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아트퍼니처(Art Furniture)는 예술성 뿐만 아니라 실용성까지 겸비한 독특한 디자인 예술로 우리 생활에 가장 자연스럽게 뿌리박힌 가구 속에 아티스트의 창조적인 세계가 녹아있는 ‘예술가구’를 말한다. 예술과 실용성을 동시에 생각하는 합리적인 사고로 만들어진 아트퍼니처는 실내 공간에서 미술의 가치를 구현하고 그 공간을 다채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미술, 공예, 디자인이 모두 모인 예술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최병훈 작가는 아트퍼니처에 관한 이해와 요구가 크지 않았던 1980년대 ‘채집된 곤충’시리즈로 시작해 1990년 한국에서 최초로 예술과 디자인과 목공예를 접목한 새로운 장르를 시도했다. 아트퍼니처에서 형태에 담긴 미의식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는 작가는 돌, 나무와 같이 자연에서 오는 재료로 우리의 무위자연 사상과 전통적인 오브제, 독자적인 문화가 갖는 ‘한국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예술 작품을 창조해내고 있다. 돌의 자연미와 나무의 본질을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로 드러내고 있는 작품들은 동양적 아름다움으로 작품을 통해 우리를 실용의 세계뿐 아니라 자기성찰과 명상의 세계로 향하도록 이끌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작품에서 무거움과 가벼움, 거침과 매끄러움, 단단함과 부드러움 등 상반된 두 개의 은유적 의미를 돌, 나무 그리고 금속과 같은 각기 다른 속성의 재료를 마주하게 하거나 대조를 이루도록 하여 흔히 보지 못한 창의적인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동양의 자연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을 갈고 닦여 사용된 돌들은 고요와 평온의 느낌을 발하며, 부드러운 직선과 곡선을 보여주는 나무와 부분적으로 첨가되는 금속 재질은 소재에서 오는 천연의 느낌으로 간결하게 조화를 이룬다. 숭고한 아름다움으로 자연과의 일체감을 나타내고 있는 그의 작품은 단순히 기능에 만족해버리는 현대 가구에서 벗어나 우리들의 생활을 보다 서정적이고, 아름답게 가꾸려는 작가가 도달한 하나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분명 고대의 고인돌과 닮아있지만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최병훈 작가의 작품 깊숙이 담겨진 자연의 숨결과 거대한 평온함을 이번 조현화랑의 전시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